서정희 “서세원과의 결혼 생활 포로 같았다”

개그맨 서세원의 아내인 서정희가 법정에서 “(서세원으로부터) 32년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서정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유환우 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서세원의 폭행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폭행 당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서정희는 “방 안에서 목을 졸랐을 때 내 혀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눈알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 나는 ‘죽는구나’라고 생각했고 계속 살려달라고만 했다. 나도 모르게 소변까지 흘렸다”고 울면서 말했다. 또 “32년 간 결혼 생활은 포로 생활이나 다름이 없었다”며 “여자가 남자가 한 번 바람을 피웠다고 여기에 왔겠느냐. 이 한 번의 폭행 때문에 여기에 왔겠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폭행에 앞서) 이 자리에서 차마 밝힐 수 없는 남편의 욕이 시작됐다. 처음 듣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 욕은 32년간 서세원이란 사람이 불러온 노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정희는 마지막으로 “이제껏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것은 이 모든 남편의 나쁜 행동들을 (남편이 목사가 되면)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결혼생활을 유지한 것은 자녀를 키우면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서세원 측은 이에 대해 “집에 들어가서 조용히 얘기하자고 말했지만, 아내가 ‘사람들 앞에서 얘기해 나를 감옥에 보내버리겠다’며 발버둥쳤다. 그런 아내를 집으로 데려가려고 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서세원은 지난해 5월 서울 청담동 자택의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목을 조르는 등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정희와 서세원은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세원 측은 앞서 “공소 사실 대부분을 다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공소 사실의 구체적 내용인 내용이나 이 사건의 배경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