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박근혜.김무성.문재인의 3자회동

입력 2015-03-12 16:49
17일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3자 회동은 정치적으로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3각 관계를 고려할 때 적잖은 긴장감이 흐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대통령과 문 대표는 대선 때 치열하게 경쟁했고, 김 대표는 여권 내 비박근혜계를 대표한다. 게다가 문 대표와 김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이기도 하다. 정치권은 12일 이번 회동을 소통과 통합 행보를 바라는 3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했다.

형식은 3자 회동이지만 역시 관심은 대선 라이벌이었던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만나 향후 여야 관계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제1야당 대표인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전 대표 등과 만났다. 그러나 야당 대표와 독대하는 영수회담은 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영수회담을 피했지만 소통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연말·연초에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회복세인 만큼 이 기회를 살리고, 국정장악력도 높이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회동을 통해 야권 리더 이미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대표 당선 직후 ‘박근혜정부와 전면전’을 선포했다. 하지만 동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며 중도·보수층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민생경제 이슈를 통해 국정운영의 협력방안을 모색한다면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하고 돌아설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앞선 회동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2013년 9월 16일 국회 사랑재에서 있었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 간 3자 회동의 경우 분위기가 냉랭했고, 합의문 발표도 없었다. 이번 회동의 결과가 나쁘면 4·29 보궐선거와 맞물려 여야 관계는 더욱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관계도 껄끄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3·1절 행사장에서 박 대통령에게 회동을 제안했고,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독대’는 아니지만 정치적으로 실리를 챙겼다고 볼 수 있다. 회동의 구도를 볼 때 김 대표는 적극 나서기 보다는 박 대통령과 문 대표의 대화를 적절히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