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의 음악캠프’란 프로그램이 인간 배철수를 만든 겁니다. 25년에 걸쳐서요. 25년간 어디서 이만큼 일관성 있게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요.”
매일 오후 6~8시 MBC FM4U(91.9㎒)를 통해 방송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25주년을 맞아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디스크자키(DJ) 배철수(62)는 “내 인생에서 이 프로를 만난 건 최대의 행운”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1990년 3월 19일 첫 방송 이후 DJ가 바뀌지 않은 최장수 프로그램의 영예를 이어가고 있다. 제작진은 13~15일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공개 생방송을 열고, 셋째주간에는 청취자들과의 전화연결, 집중 토론 시간을 갖는 등 이달 말까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소니·워너·유니버설뮤직은 6CD 분량의 기념 축하음반도 내놓는다.
찢어진 청바지에 검정 가죽점퍼를 입고 등장한 배철수는 “다양한 계층과 세대, 직업을 가진 10~60대 청취자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에 나갈 때에도 직업란에 DJ라고 적는다. 진정한 의미의 DJ가 앞으로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오늘날 재미 위주로 변질된 라디오 프로그램의 세태를 지적했다.
언제까지 방송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그만 둔 모습을 매일 생각하고 여행 계획도 세우곤 한다”면서 “개편이 이뤄지는 6개월 단위 안에서만 고민하고 있다. 만약 그만 두게 된다면 운동선수의 영구 결번처럼 영구 폐지시켜주길 바란다”고 속내도 드러냈다.
배철수는 팝 음악시장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그는 “현재 대중음악계의 각계각층 사람들은 대체로 팝 음악을 들은 세대”라며 “팝을 듣지 않고 우리 음악만을 복제, 재생산을 한다면 어느 순간 세계 음악계 흐름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K팝이 세계 최고 자리에 올라있지만 분야가 한정돼 있다는 것은 안타깝다”고도 했다.
배순탁 작가는 “팝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창구가 우리뿐이기 때문에 동시대 음악, 조금이라도 널리 알려진 히트곡을 소개하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에서 일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25주년 맞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입력 2015-03-12 16:47 수정 2015-03-12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