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프랑스 요리의 정수 '엘리제궁의 요리사'

입력 2015-03-12 11:02
'프랑스 요리의 정수'에 초대를 받는 것은 어떨까. tvN '삼시세끼'와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등 요리와 예능이 버무려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소박한 프랑스 가정식' 요리가 스크린에 한 상 가득 차려진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개인 요리사였던 다니엘레 델푀를 모델로 한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감독 크리스티앙 벵상)이다.

"할 줄 아는 건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배운 소박한 식사"인 오르탕스 라보리(카트린느 프로)는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송로버섯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우연히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가정식 식사를 원하는 대통령(장 도르메송)의 개인 요리사를 제의받고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 들어가게 되는 라보리.

"솔잎처럼 까칠한" 성격의 라보리는 엘리제궁에서의 예절과 관습 대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통령의 음식을 준비해 요리책 읽기를 좋아했던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다른 요리사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는다. 스크린에 끊임없이 펼쳐지는 프랑스 가정식 요리의 향연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살짝 데친 양배추를 한잎 한잎 깔고 그 사이에 연어 조각을 층층이 쌓아 익힌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내놓는 '연어로 속을 채운 양배추' 요리를 비롯해 '허브 뿌린 양갈비', '소고기 롤빵', '과일과 피스타치오 누가틴을 얹은 크림 타르트' 등 어린 시절의 추억을 양념으로 곁들여 라보리가 만들어 내는 예술품에 가까운 요리를 보며 입맛을 다시게 된다.

라보리의 엘리제궁 생활과 이후 남극 기지에서의 생활을 교차해 선보이는 영화는 저절로 할머니 혹은 엄마의 손맛이 담긴 '집밥'을 추억하게 한다. 영화는 실제 파리 포브르 생토노레 거리 55번지에 위치한 '프랑스 정치 1번가' 엘리제궁에서 촬영됐다.

제작진은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제궁을 비운 며칠간 촬영을 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아 우아한 엘리제궁의 실제 모습을 스크린에 담았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역을 맡은 장 도르메송은 아카데미 프랑세즈(프랑스학술원) 회원이자 프랑스 문단의 거장이다. 실제 미테랑 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는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오랫동안 꿈꿔 왔던 배우의 꿈을 이뤘다. 3월 1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90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