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혁신·체질 개선’ 차원에서 12일 일제히 주요 신선식품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자 대형 마트 업계에 다시 치열한 ‘10원(이라도 더 싸게)’ 경쟁이 불붙었다.
업체들은 서로 경쟁사의 할인 정보가 담긴 홍보 전단지를 하루 앞서 미리 입수한 뒤 밤새 여러 차례 가격을 조정할 만큼, ‘최저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정보와 구매력 등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500가지 주요 신선식품의 가격을 현재 시세보다 10~30% 할인된 가격에 내놓기 시작했다. 앞서 10일 도성환 사장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우리(홈플러스)의 마진을 줄여 연중 상시 500가지 신선식품 가격을 10~30% 싸게 팔겠다”고 약속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인하 폭은 당초 계획한 10~30%보다 더 커졌다는 게 홈플러스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의 할인 공세에 경쟁사들도 할인으로 대응함에따라, 추가로 값을 더 낮췄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홈플러스는 홍보 전단 배포(매주 목요일 점포 배치)를 하루 앞둔 11일 오후, 기존 1만5550원 수준이던 딸기(1.4㎏) 값을 1만원까지 내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직원이 오후 늦게 입수한 12일자 이마트 전단에는 1.7kg 딸기가 1만900원으로, 1.4kg 환산가격(8976원)이 홈플러스보다 쌌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다시 가격을 8천800원으로 더 깎았다. 워낙 ‘촉박한’ 재조정이라 이미 인쇄된 전단에는 수정 가격을 스티커 형태로 덧붙였고, 각 지점도 가격표 교체에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우리의 내일자 전단지 할인 정보가 유출돼 이마트가 선제적 대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격인하 첫날부터 밀릴 수 없다고 판단해 30%가 넘는 할인율을 딸기에 적용했다”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홈플러스 ´스타트´ 10원이라도 더 싸게…유통업계 치열한 ‘전단지 첩보전’
입력 2015-03-12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