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제재로 러시아 여유자금 스위스로 대거 몰려

입력 2015-03-11 23:04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경제 제재에 불안을 느낀 러시아 부유층들이 여유자금을 대거 스위스 금융권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공영방송 스위스엥포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3분기까지 러시아에서 스위스로 이체된 자금 규모가 약 68억 달러(약 7조7600억여원)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배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해 1분기에만 33억 달러가 예치된 것처럼 러시아의 자금이 스위스로 쏟아져 들어온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러시아 돈이 가장 많이 흘러들어 갔던 우즈베키스탄은 전년도 50억 달러에서 지난해 47억 달러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콘스탄틴 로모타노프스키 러시아 연방 이민국 소장은 “러시아에서 일하면서 고국의 가족들에 돈을 송금하는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의 계절노동자 수는 줄어들지 않았지만 러시아 경제 위기에 따라 소득이 줄면서 우즈베키스탄 등으로의 송금 총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GHP 그룹 관계자는 “러시아의 중산층 이상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와 이에 따른 루블화 약세 등 악화하고 있는 경제상황을 우려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분석했다. 제네바 인베스트사의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러시아 부유층이 러시아 루블화의 통화가치와 금융제도를 믿지 않고 스위스 프랑화의 안정성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