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27년 만의 결승 진출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2015년 제1차 대한축구협회 기술세미나에서 아시안컵을 복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27년 만의 결승 진출, 호주와 연장전 혈투 끝에 차지한 준우승 등에 대한 감회보다 경기를 치르며 아쉬웠던 점이 더 비중 있게 다뤄졌다. 경기 영상을 보며 실수를 설명하는 부분도 있다 보니 슈틸리케 감독은 해당 선수의 이름이 언론에 언급되는 것을 우려해 발표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그러나 축구협회가 전한 발표 내용에는 그가 경기 이후 작성한 기술보고서의 내용도 살짝 공개됐다.
각 경기를 한 줄로 요약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실수’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아시안컵 각 경기를 한 문장으로 평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조별리그 1차전 오만전(1-0 승) = 문전 25m 지점에서 기술, 적극성, 창의력이 더 필요하다.
▲ 조별리그 2차전 쿠웨이트전(1-0 승) = 기술적인 실수로 많은 역습 찬스를 무산시켰다.
▲ 조별리그 3차전 호주전(1-0 승) = 볼을 빼앗고 나서 우리 실수로 다시 빼앗겨서 수비에 어려움이 많았다.
▲ 8강 우즈베키스탄전(2-0 승) = 수비 조직력에만 지속적으로 의존했다.
▲ 4강 이라크전(2-0 승) = 우리의 실수 때문에 상대에게 결정적 기회를 헌납했다.
▲ 결승 호주전(1-2 패) = 잘한 팀이 승리하는 게 아니라 실수를 더 많이 하는 팀이 지는 것이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대회를 통해 본 한국 선수들의 단점도 냉철하게 평가했다. 선수들의 문제점 인식이 부족하고, 당황하는 플레이가 많으며 침착성과 상황 판단이 부족하다는 게 핵심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규율과 조직력, 투지 등 장점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전술적인 조직력이 좋았다. 특히 수비 조직력이 잘 갖춰졌고, 미드필더의 투쟁심이 커서 적극적인 수비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 초반부터 부상 선수가 나오거나 감기 몸살 때문에 명단을 크게 바꿔야 할 때가 잦았는데 준우승을 거둔 것은 기쁘게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정상을 차지하려면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슈틸리케 감독의 ‘아시안컵 노트’엔 뭐가 들었나
입력 2015-03-11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