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도 ‘백기’… 어린이 메뉴서 탄산음료 제외, 앞서 맥도널도 웬디스도 제외

입력 2015-03-11 20:38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에 ‘웰빙’ 바람이 거세다. 유명 햄버거 체인인 버거킹이 어린이 메뉴에서 탄산음료를 없애 맥도날드 등이 앞장 선 ‘건강한 식품·식재료 제공’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버거킹이 어린이 메뉴 광고판에서 탄산음료를 제외하고 어린이 대상 세트메뉴에서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거킹은 이런 내용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말부터 매장에서 이 방침을 시행하고 있다고 USA 투데이는 덧붙였다.

버거킹은 콜라나 사이다 대신에 무지방 우유와 사과 주스, 저지방 초콜릿 우유 등을 어린이 대상 음료로 제공하고 있다. 탄산음료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메뉴판에 따로 표시하거나 광고하지는 않는다.

버거킹의 이러한 변화는 최근 패스트푸드 업계가 소비자들의 웰빙 문화에 발맞추려는 시도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맥도날드는 지난주 미국 내 매장에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항생제 투약 닭고기’ 퇴출을 선언했다. 맥도날드와 웬디스는 소아비만 방지를 위해 이미 어린이 대상 탄산음료 판매 전략을 폐기했으며 던킨도너츠 역시 도넛에 뿌리는 설탕에 함유된 인공 착색료인 이산화티타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소비자 단체의 압력도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자 단체인 ‘공공이익을 위한 과학 센터’는 아동들이 더 나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버거킹에 2년간 탄산음료 폐기를 위한 로비를 벌여왔다고 밝혔다.

USA 투데이는 “많은 소비자들의 음료섭취 습관이 어린시절 결정되기 때문에 탄산음료 대신 건강한 음료를 어린이들에게 제공하는 정책은 향후 음료산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