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 동안 일시적으로 숨이 멈추는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면 일찍 늙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러한 수면중 호흡 멈춤이 1시간에 15차례 이상 나타나는 중증일 경우, 우리 몸의 ‘노화 시계’는 2~2.5배 더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이 한 시간에 5차례 이상 발생하는 질환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인간 유전체 연구소 신철 교수, 권유미 박사팀은 수면무호흡 증상이 심할수록 체내 ‘노화 시계’를 나타내는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가 더욱 짧아진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 45~72세 성인 남녀 381명(남 138명, 여 243명)을 대상으로 혈액에서 추출한 텔로미어의 길이와 수면 중 발생하는 호흡 및 심박의 관계를 분석해 수면과 텔로미어와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텔로미어는 세포 속에 있는 염색체의 양 끝부분을 말하는데, 체내의 ‘노화 시계’로 불린다. 텔로미어는 유전적 영향 외에도, 활성 산소나 염증 반응 등을 통해서 길이가 짧아질 수 있고, 짧아진 텔로미어는 노화는 물론,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과의 상관 사례가 보고되면서, 국내외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연구 결과, 불안정한 수면상태를 자주 보이는 사람의 텔로미어 길이가 정상적인 수면상태인 사람의 텔로미어 길이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불안정한 수면상태를 나타내는 주기적 호흡 및 분절 수면(잠을 자주 깸)이 빈번한 경우, 수면의 안정도가 떨어져 불안정을 초래하고, 이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짧아지게 할 수 있는 유의적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특히 수면 무호흡이 1시간에 15차례 이상 나타나는 중증 수면무호흡이 동반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일반인보다 2~2.5배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때는 체내의 산소가 부족해져 유해산소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염증 반응을 일으켜 텔로미어의 길이를 짧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비롯한 불안정한 수면은 텔로미어의 길이를 짧아지게 하여 노화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등의 수면 장애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조기에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수면과 호흡(Sleep and Breathing)’ 1월호에 실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잠자는 중 호흡 멈춤 '조기 노화' 촉진...1시간 15회 이상 수면무호흡증 2~2.5배 빨리 늙는다
입력 2015-03-11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