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 김영진 장로(국제사랑재단 대표회장·전 농림부 장관)
김성영 목사(백석대 석좌교수·전 성결대 총장)
엄기호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남북교회협력위원회 위원장·성령교회 담임)
사회 : 이승한 종교국장
북한 관련 뉴스가 넘치는 요즘이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순수하게 어려움에 처한 북한 주민들을 돕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는 10일 국제사랑재단 대표회장 김영진 장로, 전 성결대 총장 김성영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남북교회협력위원회 위원장 엄기호 목사와 함께 ‘국제사랑재단의 북한 결식 어린이 한 생명 살리기 캠페인’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국제사랑재단과 국민일보는 사순절 기간에 북한의 결식 어린이를 돕기 위한 공동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캠페인의 의미를 설명해 주시죠.
△김성영 목사=성경 마태복음 18장 5절을 먼저 떠올립니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 예수님 말씀처럼 북한 결식 어린이들에 대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애통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더구나 올해는 남북분단 70년이 되는 해이고 지금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각하며 묵상하는 사순절 기간입니다.
△엄기호 목사=그리스도인은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강도 만난 이웃이 누구입니까. 북한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 사순절 기간에 하루 한 끼 금식을 하고, 그것을 북한 결식 어린이 돕기 성금으로 보내주길 기도합니다. 부활절 헌금을 모아서 보내주는 교회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어떻습니까. 국제사랑재단은 북한에 구호품을 보내고 직접 방북해 모니터링까지 한다고 들었습니다.
△김영진 장로=현재 북한에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식량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에겐 빵 한 조각이 너무 필요합니다. 우리 돈 2000원이면 북한 결식 어린이가 하루에 빵 한 개씩 보름 동안 먹을 수 있습니다. 최근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크게 줄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북한은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 많아 근본적인 농업대책이 필요합니다.
△엄 목사=제가 평양에 가서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인데요. 북한은 수년간 수해와 한해가 왔다고 합니다. 홍수가 나면 농업시설이 파괴되고 개간할 땅마저 부족해집니다. 농산물 생산량도 크게 감소합니다. 지구촌에서 가장 심각한 실정입니다.
-세 분 말씀을 들으니 책임이 무거워집니다. 국제사랑재단은 북한에서 신뢰를 쌓은 NGO입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돼도 재단 활동은 조금도 위축됨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 설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김 장로=2004년 10월 고 김기수 목사 등 교계 지도자들이 창립한 국제사랑재단은 극빈자와 북한 동포 구호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 옌지 사랑빵집에서 하루에 평균 2000개의 빵을 만들어 일부는 중국에 팔고 대부분은 북한에 보냅니다. 우리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북한 돕기 사역을 펼쳐 왔습니다. 그동안 결핵약까지 포함해 약 130억원 규모의 구호물품을 지원했습니다. 이번 성금으로 분유 이유식 밀가루 등을 구입해 북한에 지원할 것입니다. 북한 군수물품으로 전용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직접 전달 현장을 모니터링하고자 하는 교회와 함께 방문할 예정입니다. 사랑은 명사(名詞)가 아니라 동사(動詞)입니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사랑은 공허합니다.
△엄 목사=국제사랑재단은 소외 계층을 돕고 북한 동포 돕기에 앞장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미얀마와 베트남, 캄보디아, 러시아, 최근엔 아프리카 케냐까지 미전도 종족을 전도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정말 소중한 사역입니다. 모든 구호활동의 최종 목표는 영혼구원입니다.
△김 목사=재단은 2007년 별세한 영곡(靈谷) 김기수 목사를 기려 어려운 이웃을 돌본 개인이나 단체에 영곡봉사대상을 격년으로 수여하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북한 동포 돕기와 영·호남 통합운동, 아시아·아프리카 돕기에 헌신했습니다. 올해는 4회 시상식을 개최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위에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그동안 빌리 그레이엄 목사, 김범일 가나안농군학교장, 도이 류이치 일본 중의원 의원, 장상 전 국무총리, 토니 홀 전 국제기아대책 위원장,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 등이 수상했습니다.
-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해야 하는지, 당위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엄 목사=사순절은 그리스도들에게 매우 중요한 절기입니다. ‘새벽기도-절제-금식-경건생활’로 이어집니다. 왜 이런 과정을 겪습니까. 사랑을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사랑 실천은 교회의 사명입니다.
△김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CCC)를 창립한 고 김준곤 목사님은 항상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자’고 외쳤습니다. 한반도에 진정한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려면 교회의 사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나중에 통일이 됐을 때 북한의 그리스도인이 한국교회를 향해 “내 아이가 굶어 죽을 때 당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어찌 대답할 것입니까. “거기 너 있었는가.” 천국에 가면 하나님이 이렇게 질문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때를 대비해 한국교회가 기쁜 마음으로 이 캠페인에 동참해야 합니다.
△김 장로=어린이들이 영·유아 때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 커서도 인간 구실을 못한다고 합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반도 북쪽, 바로 우리 동족의 일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남쪽은 많이 먹어 살을 빼고 싶어 야단이지만 북한은 먹을 것이 없어 힘들다고 하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이 참 위대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습니까. 또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요.
△김 장로=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캠페인에 많은 그리스도인과 교회, 미션스쿨, 크리스천 기업 등이 참여해 주길 바랍니다. 부활절 헌금을 보내겠다는 교회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개척교회 목사님이 사례비를 털어 보내고 제대한 군인도 봉급을 보냈습니다. 지난해에는 노숙인까지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에도 서울역 노숙인 단체에서 헌신예배를 드릴 예정입니다.
△김 목사=물질뿐만 아니라 기도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재능기부도 가능합니다.
△엄 목사=금식과 경건생활로 다져진 신앙을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그동안 교단이나 개교회 위주로 활동하다 보니 단합된 사회봉사에 소홀한 점이 적지 않습니다. 힘을 모아 사랑을 실천하고 희생하는 교회가 많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이 사회가 밝아지고 한국교회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부활주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부활신앙과 ‘사랑 실천’을 어떻게 연결해 설명할 수 있을까요.
△김 목사=예수의 부활은 인류의 소망입니다. 그 기쁨과 소망을 이타적인 사랑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엄 목사=부활신앙은 즐기고 축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 고난이 있었기에 부활이 가능했습니다. 북한 결식 어린이를 돕는 것은 크리스천들이 꼭 해야 할 일입니다. 종이옷과 비단옷 입은 사람은 비가 오면 곧 판가름 납니다. 비가 오면 종이옷을 입은 사람은 흠뻑 젖게 마련입니다. 하나님은 버려진 이웃과 함께한 사람을 찾고 계실 것입니다.
△김 장로=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능하면 여러분들과 함께 북한의 사역현장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국제사랑재단이 얼마나 많은 일들을 소리 없이, 투명하게 진행해 왔는지 현장을 보시면 놀라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사순절 기간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정성이 북한의 한 생명을 살립니다. 예수님은 ‘빈자(貧者)의 친구’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후원계좌 : 국민은행 008601-04-077108(국제사랑재단)
우리은행 1005-202-430276(국제사랑재단)
◇ARS: 060-300-0022(한 통화 2000원)
◇캠페인 기간 : 2월 18일~4월 5일
◇문의 : 02-744-7607·ilf2004.org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국제사랑재단의 북한 결식 어린이 한 생명 살리기 캠페인’ 주제로 좌담회 열어
입력 2015-03-11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