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질 나게 왜 그냥 자는 거야?˝ 커플 방 엿보다 담뱃불 휙… 이게 불 지르려한 이유?

입력 2015-03-11 09:28
사진= 기사내용과는 무관한 모텔의 화재진압 장면.

“어 커플 왜 그냥 자네… 에이, 신경질 나는데 확?”

남녀 커플이 같이 있는 방을 훔쳐보다 ‘기대’와 달리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자 담뱃불을 던져 불을 지르려한 황당한 30대 남성이 5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0일 이 남성을 방화미수와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의 이상한 행각은 지난 10월에 발생했다.

서울 동대문 한 가게 종업원으로 일하던 이 남성은 새벽 4시쯤 친구와 함께 근처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

잠을 자지 않고 모텔 안을 한동안 서성이던 이 남성은 다른 방에서 인기척이 나는 소리를 듣고 그 방쪽으로 향했다.

4층 건물을 개조한 모텔건물 2층 방안에서 남녀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

방안에 남녀가 있음을 확인한 이 남성은 창문으로 그 방안을 볼 수 있는 위치로 이동해 커플들의 행동을 훔쳐보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30분. 10월이라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이 남성의 남녀커플에 거는 ‘기대감’은 높아만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런 정성(?)에도 남녀커플은 ‘아무일 없이’ 그냥 잠들고 말았다.

자신의 노력(?)을 몰라준 남녀커플이 너무 미웠던 이 남성은 피우던 담배꽁초를 창문 안으로 던졌고 그 바람에 침대에 불이 붙었다.

연기에 잠을 깬 남녀커플이 급하게 불길을 막는 순간에도 이 남성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그냥 잤다는데 대한 분노(?)가 그만큼 컸던 것.

지난 2007년 다른 모텔에서 남녀 성행위를 훔쳐보다 집행유예를 받았던 있었던 이 남성은 신고를 받은 경찰이 비슷한 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수사하던 중 체포됐다.

이 남성은 경찰진술에서 “여자친구가 없어서 그런 장면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