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 수백명은 건설현장의 철제펜스를 부수고 나와 관광명소인 두바이몰 인근 도로를 막은 채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이달 들어 초과근무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으로 식사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한 노동자는 “이제 고향에 돈을 얼마나 보낼 수 있겠느냐"며 "우리는 짐승처럼 먹었다"고 말했다.
이들 노동자가 속한 건설현장의 도급업체 관계자는 현장 노동자 4000여 명 중 30%가 생산성이 낮아 초과근무 수당을 깎였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한달에 미화 381달러를 받아오다가 최근 다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두바이를 비롯한 UAE에선 노조활동이나 집단시위가 불법이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시위는 드문 편이다. 당국은 진압경찰을 동원, 1시간 만에 충돌 없이 시위를 진압했다.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해 사회기반 시설을 짓느라 건설붐이 활발한 UAE와 카타르는 건설현장 노동자에 대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놓고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두바이서 외국인 건설노동자 수백명 시위 벌여
입력 2015-03-10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