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아기, 강물에 빠진 차에서 14시간 생존

입력 2015-03-10 17:35 수정 2015-03-10 17:44
CNN화면캡처

미국 유타주에서 생후 18개월된 아기가 강물에 빠진 차 안에서 14시간 동안 생존하다 극적으로 구조됐다.

운전대를 잡은 엄마는 사고 직후 숨졌고, 충격과 함께 뒤집어진 차는 다리 아래로 떨어졌다. 사고를 목격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 차가운 강물이 스며드는 차는 다음 날까지 방치됐다

아기를 살린 건 안전벨트였다. 7일 낮 12시30분쯤(이하 현지시간) 낚시꾼이 우연히 물 위로 솟아있던 자동차 바퀴를 발견하고 구조대를 불렀다. 엄마는 숨진 채 발견됐지만 뒷좌석 유아용 시트 안전벨트에 거꾸로 매달린 릴리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차가운 강물이 릴리의 머리 아래까지 차고 올라오면서 체온이 떨어진 릴리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사고가 일어난 건 6일 밤 10시 30분쯤. 릴리의 엄마 린 제니퍼 그레스백(24)이 몰던 닷지 캘리버는 스패니시 포크 리버 다리 위 제방을 들이받았다. ‘쾅’하는 소리를 듣고 뛰쳐나온 인근 주민이 경찰을 불렀으나 캄캄한 밤에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다리 아래로 불빛을 비춰봤으나 추락하면서 다리 아래 쪽으로 떠내려간 차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전복된 차는 다행히 수심이 얕은 곳에 걸려 더 이상 떠내려가지도, 가라앉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른 봄 유타 주의 강물은 얼어붙을 만큼 차가웠다.

현장으로 달려간 구조대원 중 한 사람은 ‘도와달라’는 성인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희생자가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한 구조대는 다급하게 물살을 헤치고 다가갔으나 운전대에서 숨진 린을 발견할 뿐이었다. 차량을 바로 세우면서 이상하게 여긴 구조대원들이 뒷좌석을 보고서야 소스라치게 놀랐다. 릴리의 눈썹이 희미하게 떨리는 걸 보고 “아기가 살아있다”고 소리쳤다.

병원으로 옮겨진 릴리는 저체온증 치료를 받았고 기적적으로 회복해 가족의 품에 안겼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