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박 대통령, 만만치 않은 현안에 당면

입력 2015-03-10 22:12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 대통령은 해외에서 적지 않은 경제·외교적 성과를 거뒀지만 남아있는 국내 현안 처리에 다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0일 별다른 외부일정을 잡지 않고 청와대 비서진과 함께 현안 점검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만치 않은 국내현안=일단 최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연초 20%대로 추락했던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최근 40%대에 근접했고, 대내외적 정치·경제적 여건도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당면한 숙제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집권 3년차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개혁과제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시장 이원화,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시한이 3월 말로 다가왔음에도 노사 간 이견은 아직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년 연장 등 문제에 대해선 일부 의견 접근이 이뤄졌지만 노동시장 이원화 문제 해결을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는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구조개혁의 첫 시험대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순탄치 않을 경우 공무원연금개혁, 공공·금융·교육 개혁 등 추진에도 줄줄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은 먼저 이 문제에 진력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노사정 대표들을 불러 “노동시장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 재도약도 사회통합도 어렵다”며 3월까지 대타협을 해달라고 거듭 당부한 바 있다.

조만간 이뤄질 여야 대표 회동을 통해 국내 현안에 대한 야당의 전폭적인 협력을 구하는 일도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은 여야 대표를 불러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경제 활성화 관련법안의 조속한 법안 처리를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DD) 도입 주장에 대한 여야의 이견, 각종 개혁, 법안 처리 등이 쉽게 해결될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청와대, 박 대통령 중동서 환대사례 등 소개=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당시 국왕들의 환대 등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박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시 공식서열 1·2·3위를 모두 만난 것은 걸프협력회의(GCC) 등 주변국 정상들도 받기 어려운 극진한 환대였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사우디의 무크린 왕세제는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국에 ‘빨리빨리’라는 말처럼 아랍에도 ‘얄리얄리’라는 말이 있다”며 합의사항의 신속한 이행을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모하메드 왕세제는 박 대통령에게 자신의 어머니도 박 대통령을 매우 존경한다고 밝히고, 어머니가 직접 박 대통령의 인생에 대한 얘기를 자신에게 해 줄 정도로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쿠웨이트·UAE는 공식오찬에서 각각 낙타요리(전 재산을 의미)를 제공했고, 쿠웨이트 사바 국왕은 본인의 개인 차가 현대차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