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엘리제궁의 요리사' 미테랑 역 장 도르메송

입력 2015-03-10 17:06
사진=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에서 미테랑 프랑스 전 대퇭령 역할을 맡은 장 도르메송(왼쪽)과 대통령 개인 셰프 역할의 카트린 프로.

오는 19일 개봉되는 ‘엘리제궁의 요리사’는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파리 엘리제궁의 셰프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시절이 배경이다. 엘리제궁의 유일한 여성 셰프인 라보리 역은 프랑스 국민배우 까트린 프로가 맡았고, 미테랑 전 대통령은 장 도르메송이 연기했다.

프랑스의 작은 시골에서 송이버섯 농장을 운영하는 라보리. 우연한 기회에 대통령의 개인 셰프를 제의 받고 엘리제궁에 입성하게 된다. 격식을 차린 정통요리 위주였던 엘리제궁에서 대통령이 진짜로 원하는 음식은 따뜻한 홈쿠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총장을 지내고 ‘거의 모든 것에 관한 거의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살아 있는 것이 행복이다’ 등의 저자로도 유명한 도르메송은 언젠가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다. 몇 번 기회가 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엘리제궁의 요리사’에서 대통령 역으로 소망을 이뤘다.

처음부터 그가 대통령 역할에 캐스팅된 것은 아니다. 2012년 첫 촬영 사흘 전 대통령 역을 맡기로 한 배우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촬영을 못하게 됐다고 영화사에 알려왔다. 크리스티앙 벵상 감독은 대통령 역을 캐스팅하기 위해 수많은 배우를 만났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 지인으로부터 도르메송을 추천받았고, 오디션을 거쳐 그를 대통령 역으로 낙점했다. 미테랑 전 대통령과 실제로도 문학적 열정을 나누는 등 친분을 가지고 있었던 도르메송은 자연스럽지만 권위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도르메송은 “이 영화에 참여하지 못했다면 매우 실망했을 것”이라며 “촬영 초반엔 꽤 어려웠고 나 때문에 촬영시간이 지체되는 기분이었다. 대본을 손에서 떼질 않았다. 때로는 손에 쥔 채 잠들 정도였는데, 그게 매우 도움이 됐다”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파트너 까트린에 대해 그는 “정말 친절하고 인내심이 많았다”면서 “셰프와 대통령이 당시 대화의 주제로 삼았다는 에드와드 니뇽의 저서 ‘프랑스 요리의 정수’도 함께 읽었다”고 밝혔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