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쓴다고 ‘왕따’에 ‘수근수근’?… 요즘에도 이런 풍토가?

입력 2015-03-10 14:22 수정 2015-03-10 14:28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투리를 쓴다고 친구들이 ‘왕따’시킨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이 공분하고 있다.

8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인데 이틀 만에 13만이 넘는 뷰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글쓴이는 올해 대학신입생으로 서울의 모 전문대학에 재학 중이라고 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자기가 소속된 학과 선?후배 학생들 대부분은 서울 토박이들.

오리엔테이션날에 몇몇 동기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이들은 글쓴이의 사투리가 귀엽고 신기하다며 재미있어했다고 한다.

성격이 내성적인 글쓴이는 그런 친구들에 용기가 났고 앞으로 대학생활을 잘 할 수 있겠구나 자신감도 가졌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얼마가지 않아서 여지없이 깨졌다.

개강 후 수업시간. 교수가 질문을 하기에 글쓴이는 평소대로 대답을 했지만 주위의 학생들이 킥킥대며 웃는 것이다.

글쓴이의 억양이 센 부산 사투리가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것.

해서 OT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사투리 써서 억양이 세서 애들 듣기에 불쾌한 것 같다. 얼른 고치는게 좋을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후 이 친구는 밥 먹으러 가자고 문자를 보냈지만 답은 않고 다른 친구들이랑 밥 먹으로 가버렸다.

수업이 끝난 후 다른 친구에게 같이 밥 먹으러가자 하니 선약이 있다고 하고선 바로 옆 친구에게 “촌X이 어쩌구 저쩌구…”하더라는 것.

글쓴이는 “다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서울생활)너무 후회된다”며 “원래 서울에서는 사투리 쓰면 다 무시하나요? 진짝 막막하고 부산으로 가고 싶어요”라고 호소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쓸데없는데 자부심 갖네요” “전 서울말보다 사투리가 좋아요” “진짜 서울토박이는 별로 없어요. 용기내세요” “다 그런 건 아니에요” “말도 갑질인가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