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선 상표 달면 아무도 안사"...북한 해외 상품에 "MADE IN KOREA" 표시

입력 2015-03-10 13:53 수정 2015-03-10 14:02
북한 상품들. 국민일보db

북한 당국이 올 초부터 해외 수출 상품의 원산지 표시를 남한과 꼭 같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로 바꿔 쓰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조선 상표를 달면 다른 나라들에서 상품을 기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치적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외화벌이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도가 묻어난다.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항상 자신들의 상표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의 영어 약자인 ‘D,P,R,K’를 고집해 왔다. 남한과 북한을 선명하게 구분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최근 북한당국은 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의 원산지를 ‘MADE IN KOREA’로 통일할 것을 지시했다고 RFA가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외에서 북한 상품들이 잘 팔리지 않고 있는 점을 의식한 때문이란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 1월 8일 해외 수출되는 상품들, 경공업제품들의 원산지를 ‘MADE IN KOREA’라는 새로운 표기법을 적용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식통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왜 하필이면 자신의 생일날인 1월 8일에 이런 지시를 내렸는지 그 배경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소식통은 “북조선이라는 상표를 달면 다른 나라들에서 상품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지시문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이라는 영어표기 외에도 평양, 남포 등 북한 지역을 나타내는 지명도 될수록 밝히지 말라는 것도 지시문에서 언급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영어식 표기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라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다.

외국에 내보내는 출판물, 북한을 소개하는 정치행사와 체육행사들에서는 오히려 영어식 표기인 ‘D,P,R,K’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