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4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한 고승덕(58) 변호사가 법정에 증인 출석해 “낙선 요인은 문용린(68) 전 서울시교육감이 보수단일후보를 사칭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고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엄상필) 심리로 9일 열린 문 전 교육감에 대한 첫 공판에서 “피고인이 단일후보를 사칭해 보수층 표를 많이 빼앗아 갔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당시 ‘문 전 교육감은 보수단일후보’라는 내용의 대형 벽보와 플래카드 때문에 고 변호사 측 지지자들이 동요했다는 것이다. 고 변호사는 “주변 지인들이 선거운동 첫날부터 전화해 ‘출마한 것 맞냐’고 물어봤고,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서초구 주민들마저도 ‘고승덕을 찍고 싶은데 단일후보가 있다고 하니 어떻게 하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감 선거에 정당 공천이 없고, 문 전 교육감의 인지도가 낮다보니 보수단일후보를 자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 전 교육감 측은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이 문 전 후보를 보수단일후보로 추대해 그 내용을 밝힌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고씨는 이와 관련해 “(보수 단일화 시도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문 전 교육감은) 2012년 당선된 보궐선거 때도 유사한 단체를 만들어 보수단일후보라고 주장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 전 교육감은 지난해 3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단일화 합의가 없었는데도 자신이 단일후보라고 홍보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문 전 교육감은 ‘대한민국 올바른 교육감 추대 전국회의’라는 단체로부터 보수단일화 후보로 추대됐지만 다른 보수 성향 후보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고승덕 “교육감 보수 단일화는 짜고 친 고스톱”
입력 2015-03-09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