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의혹을 받았던 정윤회(60)씨의 지인 이모(57)씨가 “세월호 사고 당일 정씨와 점심식사를 했고,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얘기를 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정씨가 사고 당일 박 대통령과 만났다는 내용의 의혹은 허위사실이라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
이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이동근) 심리로 9일 열린 가토 다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한학자인 이씨는 “지인인 대학교수 소개로 10년 전쯤에 정씨를 처음 만났다”며 “2013년 12월 한 전시회에서 정씨를 다시 만났고 이후 한달에 두 번 정도 같이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씨 증언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당일 정씨는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이씨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약속은 전날 잡았고, 정씨가 언론 보도로 괴로워하자 이씨가 “괴로우면 놀러 오라”고 초대했다. 다음날 식사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로) 사람들이 물에 빠졌다. 큰일 났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한다. 이씨는 식사 전에 정씨와 1~2시간 정도 얘기를 나누며 “말에 독이 들었기 때문에 말을 삼키는 게 좋다. 분해하지 말고 현재 상황에 감사하는 게 좋다”는 취지로 조언했다.
정씨는 지난해 3월 ‘박지만 미행설’ 등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괴롭고 마음이 아프다”고 이씨에게 토로했다고 한다. 이씨는 정씨와 하루에도 몇 차례씩 통화하며 ‘군자론’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는 것이다. 이씨는 “평창동 집에는 정문 말고 다른 출입문은 없다”고 덧붙였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해 8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정씨와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세월호 사고 당일 정윤회와 점심식사 한학자 “정씨와 박근혜 대통령 얘기한 적 없어”
입력 2015-03-09 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