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식물성 마약 ‘카트’ 인천공항 환승 국제우편물로 미국으로 가려다 들통

입력 2015-03-09 20:05

인천국제공항이 아프리카와 미국을 연결하는 마약환승공항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형관)는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 서울지부, 인천공항세관과 공조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에티오피아 국적 A씨(35·여)와 미국인 B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들여온 시가 33억원 상당의 식물성 마약을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밀수출하려 한 에티오피아인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달 13∼24일 국제특송 화물을 통해 3차례에 걸쳐 식물성 마약 '카트'(khat) 566㎏을 미국으로 밀수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같은 달 25일 서울 용산구의 한 물류창고 등지에 카트 2400여㎏을 몰래 보관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우편물 발송 경로를 역추적해 해당 카트가 케냐에서 국내로 들여온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후 케냐에서 카트 157㎏을 밀수입한 혐의로 B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이들은 세관 검색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한국을 거치면 미국으로의 마약 반입이 쉬울 것으로 판단하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카트 3169㎏(시가 33억9000만원 상당)을 모두 압수조치했다고 밝혔다.

세계 교역이 금지된 카트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카티논 성분이 함유돼 있다.

중독성이 강하고 흥분이나 도취감을 유발하며 주로 생잎을 씹거나 말려 차로 마신다. 히로뽕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환각 효과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세관은 향후 카티논 성분을 감지하는 마약탐지견을 교육하고 식물 검역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인호 인천공항세관 마약조사관은 “카트 밀반입 등으로 국내에서 처벌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검찰과 세관 및 미국기관이 3각 공조를 통해 신종 향정물질 식물인 카트 밀수조직을 단속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