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2국가 해법 철회’ 발언 논란

입력 2015-03-09 18:52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팔 분쟁을 끝낼 대안으로 국제적 지지를 받고 있는 ‘2국가 해법’을 철회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총리실이 이를 뒤늦게 반박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소속 집권당인 리쿠드당은 전날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6년 전 행한 ‘바르 일란 연설’은 현재 중동의 상황에서 더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리쿠드당이 이달 중순 총선을 앞두고 유세를 하는 과정에서 현지 기자들에게 발표됐다.

리쿠드당은 또 네타냐후 총리가 “해방된 영토는 즉각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과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 단체에 의해 장악될 것”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어떠한 철수나 양보는 없다. 2국가 해법은 현실성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17일 시행될 총선을 앞두고 보수파의 표심을 얻고자 팔레스타인 정책에 관해 강경 발언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르 일란 연설’이란 네타냐후 총리가 2009년 텔아비브 인근에 있는 바르 일란 대학에서 팔레스타인의 비무장화를 통해 이-팔 두 국가를 상호인정하고 평화정착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처음 공개 발표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2국가 해법’은 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를 세워 양측의 분쟁을 끝내자는 협상안 내용 중 일부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팔레스타인은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고 네타냐후 총리실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총리는 중동의 일부 지역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게 장악된 현재의 조건에서 그 정책(2국가 해법)을 오랫동안 고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네타냐후 총리가 애초 평화 협상을 원하지 않는 본심을 드러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 협상 대표인 사에브 에레카트는 “네타냐후는 유대인 정착촌과 평화 둘 중의 하나를 고른다면 정착촌을 반복해서 선택할 인물”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에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