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오르간의 가격으로 자동반주가능시대 열려

입력 2015-03-09 16:41

한국교회 현실을 반영한 맞춤 오르간

오르간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생각이 날까? 장엄하고 웅장하며 기품있는 소리와 더불어 하얀 성가대 가운을 입고 반주를 하고있는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성당의 전유물로 생각됐던 오르간이 현재 교회에도 점차 보급이 되고 있는 추세이다. 피아노, 신디사이저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오르간의 고급스러운 음색 특징 때문이다.

청중을 압도해 경건한 예배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선호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높은 가격대와 오르간을 연주할 수 있는 반주자의 부족으로 인해 목회자들이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주와 인도네시아 해외법인에 근무할 때였습니다. 한인교회가서 예배를 드리다 보면 오르간이 없어 적막하고 은혜가 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오르간이 있다 해도 본 예배 이외의 저녁예배나 새벽기도회에는 반주자가 없어 제 구실을 못하더군요”

오르간 수입업체인 KMS(Korean Music Supply)의 김성대 대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오르간 제조회사로서는 이탈리아 최고 브랜드인 ‘바이카운트(viscount)’의 자동 연주기(choir master)를 국내로 처음 수입했다.

‘바이카운트’는 이탈리아에서 오르간 보급률의 95%차지하는 손꼽히는 회사이다. 여기서 출시된 자동연주기는 신개념의 오르간 악세서리로, 바이카운트사에서 출시한 오르간에 연결이 가능하며 한국에 출시된 제품은 유일하게 교회 찬송가 전곡이 수록되어 있다.

김 대표는 2013년 5월 바이카운트 본사 사장을 만나 중·소형 교회가 대분분인 한국교회의 현실을 설명하고 이에 걸맞는 한국형 오르간을 제작해 줄 것을 주문하였다. 가장 저렴한 모델도 한 대에 천만원을 훌쩍 넘는 직수입 오르간이지만, 기술적인 보안을 통해 단가를 30%나 낮췄다. 비록 사이즈는 작지만, 400W 출력을 자랑하는 자체 스피커는 500석 규모의 예배당은 충분히 커버한다. 개척교회와 중·소형 교회를 위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춘 비바체 20E를 본사가 직접 판매, 관리한다.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유통마진을 대폭 낮추는 방법으로 작은 교회가 오르간 사용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주고 싶어서다.

반주자가 없어도 오르간 연주 가능

이 제품의 장점은 자동연주와 수동연주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동연주 기능을 통해 오르간 전문 반주자 없이도 목회자가 직접 연주할 수 있다. 여기서 연주라 함은 찬송가를 미리 선곡하여 설정해주는 것이다. 실제 파이프 오르간의 진동수와 같은 소리를 만드는 모델링 기법으로 국제 특허까지 받은 이 제품은 기존 찬송가 반주기와는 차원이 다른 소리를 구현한다. 바이카운트 전속 오르가니스트 6명이 6개월간 직접 연주한 데이터를 입력하여 디지털화 하였다. 그리고 컨트롤러를 통해 빠르기, 변조, 절 생략, 입례송과 시작송 세팅 등 다양한 기능을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하였다. 그래서 반주자가 있을때는 수동으로, 반주자가 없을때는 자동으로 연주가 가능하다.

KMS 김성대 대표는

서울대 농대 임산가공학과를 졸업한 김대표는 어릴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교회와 학교를 오가며 성가대와 합창단 활동을 했고, 전공과 취미를 함께 할 수 있는 삼익악기사에 입사하였다. 이 후 20년을 삼익악기에서 근무하면서 한길만 걸어왔고 미주 부사장과 인도네시아 총괄 사장에 이어 2014년 5월 퇴사하기 전까지 본사 운영 총괄사장 역할을 맡아 영업과 생산, 자재를 책임졌다. 이 후 오르간 부문을 독립하여 창업하게 되었다.

“천주교에 비해 기독교는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실정에 적합한 비바체20E와 Choir Master를 통해 한국교회, 특별히 작은교회의 부흥을 꿈 꿉니다.” 바이카운트의 다른 모델들은 국내 교회/성당 500곳 이상에 이미 보급되어 사용 중이다. 그러나 개신교회의 보급률은 1%도 채 안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더 큰 가능성을 발견한 김대표는 작은교회에서 더욱 크게 쓰여져 찬양의 은혜가 충만하고 자신의 기업이 복음이 없는 곳에서 유린당하는 크리스천 고아들과 장애아동들에게 쓰임받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