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는?

입력 2015-03-09 17:11
사진=지난 주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고양이 책 ‘고양이 낸시’. 북폴리오 제공

고양이 책이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쥐들이 사는 가정과 마을에 들어온 귀여운 아기 고양이 낸시 이야기를 그린 만화책 ‘고양이 낸시’가 지난 주 출간돼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3위, 한국출판인회의 종합 베스트셀러 11위를 기록했다.

9일 출판사 북폴리오에 따르면 ‘고양이 낸시’는 출간 2주일 만에 2만부 이상이 출고됐다. ‘안녕 고양이’ ‘고양이 여행’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뽀짜툰’ 시리즈 등 지금까지 20여종의 고양이 관련 서적을 출간하며 ‘고양이 전문 출판사’라는 별명을 얻은 이 출판사로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판매 속도에 놀라고 있다.

그동안 이 출판사에서 낸 고양이 책들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것은 길고양이 사진집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로 5만부 정도 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야기를 담은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1∼3’도 세 권을 합해 3만5000부 가량 판매됐다. ‘고양이 낸시’는 초기 반응이 워낙 뜨거워 고양이 책으로는 역대 최고 판매부수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고양이 낸시’는 미국에 거주하는 20대 중반의 한국인 만화가 엘렌 심의 첫 작품이다. 작가가 트위터에 종종 올렸던, 버려진 고양이를 키우는 쥐 가족의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담요에 싸여 집 앞에 버려진 아기 고양이 낸시를 발견한 아빠 쥐 더거씨가 고민 끝에 낸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북폴리오에서 고양이 책을 전담하는 편집자 강세미씨는 “책이 출간됐다고 작가가 트위터에 처음 알렸을 때, 10분 만에 리트윗이 1000회를 넘었다”며 “작가와 작품이 트위터에서 이미 누리고 있던 인기에 힘입어 서점에 책을 풀기도 전에 2쇄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고양이 책은 애묘(愛猫) 인구의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양이 사진집 ‘인생은 어떻게든 된다’가 지난해 연간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고양이 책만 내는 소규모 출판사들이 생겨나고, 고양이 책만 쓰는 작가도 등장했다. ‘고양이 여행’ ‘안녕, 고양이’ 시리즈를 쓴 이용한씨가 대표적인 ‘고양이 작가’인데, 지금까지 고양이 책만 여섯 권을 냈다.

강씨는 “고양이 책은 충성 독자들이 있어서 책을 내면 초반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고양이를 기르고 싶어 하는 젊은 여성들이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