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9일부터 시작된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는 대표적인 ‘한국형 외국인 선수’들의 맞대결로 요약된다. 6강 플레이오프 승부는 SK의 애런 헤인즈(34·200㎝)와 전자랜드의 리카르도 포웰(32·196㎝) 중 누가 더 좋은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두 선수는 한국 프로농구 무대에서 오랜 기간 뛰며 국내 팬들과 친숙해졌다. 특히 탁월한 기량까지 겸비해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헤인즈는 올해로 한국에서 7번째 시즌을 맞고 있다. 국내에서 오래 뛰어 ‘하인수’라는 한국식 별명까지 갖고 있는 헤인즈는 울산 모비스에서 뛰었던 2009-2010시즌 이후 두 번째로 한국 무대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정확한 중거리슛과 재치 있는 농구 센스 등을 갖춘 그는 이번 시즌 득점 3위(19.9점), 리바운드 5위(8.5개), 어시스트 8위(3.8개) 등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의 핵이다. 장신 포워드 세 명이 앞 선에 있는 SK 특유의 ‘3-2 드롭존’에서 헤인즈는 한 가운데에서 수비를 지휘한다. 덕분에 SK는 평균 실점이 원주 동부 다음인 2위에 올라 있다. 문경은 감독은 “내게 헤인즈는 굴러온 복덩이 같다”면서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국내 선수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포웰은 국내에서 네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08-2009시즌 전자랜드에 입단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포웰은 잠시 미국프로농구(NBA) 마이너리그로 팀을 옮겼지만 2012-2013시즌부터 최근 3년간 다시 전자랜드에서 뛰며 웬만한 국내 프랜차이즈 스타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과감한 돌파와 정확한 3점 야투 능력을 고루 겸비했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 성적은 득점 6위(18.3점), 리바운드 8위(7.7개)다. 포웰은 특히 동료들과의 친화력으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외국인 주장을 맡고 있다. 여기에 전자랜드에서 뛰면서 아직 우승컵을 차지한 적이 없어 이번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유도훈 감독은 “포웰의 승부욕을 국내 선수들이 배워야 한다”면서 “주장 역할을 다하려는 모습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맞대결에서도 헤인즈와 포웰은 ‘난형난제’의 기량을 보였다. 지난달 24일 정규리그 6라운드 경기에서는 헤인즈가 30점에 13리바운드, 포웰은 32점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농구] SK-전자랜드 PO 1차전은 한국형 용병 헤인즈 vs 포웰 맞대결
입력 2015-03-09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