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건비 상승률 둔화, 최저임금 상승률 한 자릿수 시대 개막

입력 2015-03-09 09:38
중국 진출 기업의 채산성을 좌우하는 최저임금 상승률이 급속히 둔화되고 있어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가 9일 발표한 ‘연도별 중국의 최저임금 현황’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내 32개 성(성급도시 포함)의 최저임금(월급)이 연평균 14.4%씩 인상되어 5년 만에 2배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연평균 임금상승 기조가 급속히 꺾이고 있다. 2010년과 2011년에 중국내 지역별 최저임금 상승률이 각각 22.2%와 16.5%였으나, 2012년과 2013년에는 12∼13%대에 머물렀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32개 성의 최저임금 평균이 1403위안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7.8% 상승에 그쳐 중국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의 한자리 시대가 개막됐다. 중국의 지방정부는 매년 근로자에게 반드시 지급해야할 최저 수준의 임금을 발표하는데 그 인상 시기는 지역별로 다르다. 발표지역 32개 중 지난해에는 13개 지역이 동결 조치를 취해 최저임금이 변동하지 않았다. 이는 2012년과 2013년에 최저임금 동결조치를 취한 지역이 각각 7개와 5개 지역에 불과했음을 감안할 때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15년에는 후난, 하이난, 티벳에서 임금을 10∼17% 정도 인상했지만 모두 2년 만에 조정한 것이어서 사실상 연평균 5∼8% 인상에 불과하다. 매년 연초에 발표되어 중국내 최저임금 상승에 가늠자 역할을 해온 베이징과 텐진은 2015년도 최저임금 상승률로 10%를 제시해 두 자릿수 상승률에 턱걸이했다.

올해에도 상당수 지역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기존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신창타이(新常態) 정책을 주창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 전후로 낮아진데다 물가상승률도 2015년 1월에 0.8%에 그쳐 2009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기때문이다.

무역협회 최용민 북경지부장은 “중국내 경기선행지표인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지난 1월에 49.8을 기록하여 28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50)을 하회하는 수준에 머물면서 기업의 채용상황이 좋은 편이 아니다”라면서 “중국 진출 기업들은 인건비의 상승 폭 둔화를 경쟁력 증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