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라운드의 이방인’ ‘파울볼’ 야구영화 잇따라 개봉

입력 2015-03-09 09:23 수정 2015-03-09 09:28

사상 첫 10개 구단 시대를 맞이하는 2015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28일 개막한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6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그동안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프로야구 개막을 전후해 야구 경기만큼이나 가슴 뜨거워지는 감동을 선사할 야구 영화 2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19일 개봉하는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한국 프로야구 출범의 해로 기록된 1982년을 스크린으로 불러온다. 6·25전쟁 직후인 1956년, 정부는 야구 발전을 위해 해외 선진 야구를 초청한다며 재일동포 학생 야구단의 초청 경기를 계획했다. 4회 대회 때는 ‘야구의 신’(야신)이라고 불리는 김성근 감독이 선수로 오기도 했다.

이후 재정 문제로 어려워지자 봉황대기 고교야구 대회에 재일동포팀을 초청했고, 총 세 번 결승전에 오른 재일동포팀은 1982년 군산상고와 함께 고교야구 최초로 잠실야구장에서 결승전을 치렀다. 영화는 한국 프로야구 출범 이전 전성기를 구가했던 고교 야구의 역사를 되짚으며 1982년 재일동포팀을 고국의 마운드로 불러 세우고자 이들을 찾아 나선다.

2007년 홋카이도 조선학교 학생들의 애환과 꿈을 담은 다큐 ‘우리 학교’를 연출했던 김명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래된 선수 명단밖에 없었던 제작진은 일본 오사카와 도쿄 등을 돌아다니며 김근(좌익수), 양시철(투수), 배준한(3루수) 등 1982년 학생야구단 멤버를 차례차례 만난다. 일본 조선학교를 돕는 모임인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대표 권해효가 내레이션을 담당했다.

4월 2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파울볼’은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이었던 고양 원더스의 도전기를 담은 작품이다. 프로야구 6개팀 감독을 역임하고 한국 시리즈 3회 우승 기록을 보유했지만 13개 구단에서 쫓겨나기도 한 ‘야신’ 김성근 감독과 고양 원더스 선수들이 프로야구 진출이라는 꿈을 향해 질주했던 1093일간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2011년 창단한 고양 원더스는 한·미·일 3개국 프로야구 선수 출신 최향남, 국내 프로야구 신인왕 출신 김수경 등 프로야구 스타급 출신 선수들을 비롯해 전직 대리운전 기사, 헬스 트레이너 등 독특한 이력의 선수 구성으로 ‘외인구단’이라고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과 매년 사비로 30억원 이상을 구단에 투자한 괴짜 구단주 허민의 만남은 야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지옥 훈련을 견디며 3년 만에 90승 25무 6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총 31명이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기적과 같은 성과를 냈지만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구단 해체 결정을 접하게 된 이들의 도전기가 스크린에 담겼다. 조정래 김보경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