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퍼트 미대사는 ‘식민지 총독’…정부 발끈

입력 2015-03-08 20:50

북한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식민지 총독’에, 그를 공격한 김기종(55)씨를 안중근 의사에 비유하는 등 김씨의 범행을 연일 옹호하고 있다. 그의 범행을 북측과 연관짓는 데 대해서는 ‘종북몰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7일 서기국 보도에서 “지난 시기 남조선에서 반미투쟁이 격렬히 벌어졌지만 이번처럼 미국의 현지 식민지 총독과 같은 미국대사가 직접 분노의 칼 세례를 당한 것은 처음”이라며 “미국을 규탄하는 남녘 민심의 반영이고 항거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민족적 울분을 참을 수 없어 정의의 세례를 안긴 데 대해 책임을 전가해보려고 ‘종북 세력의 소행’이니 ‘배후세력’이니 뭐니 하고 떠들어대는 것은 도저히 용납 못할 사대 매국적, 반통일 대결적 망동이 아닐 수 없다”며 “이는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괴뢰패당이 미국상전과 함께 북침전쟁연습을 벌이지 않았다면 이번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제의 전쟁책동을 반대하는 의로운 행동이 ‘테러’라면 일제의 조선침략을 반대해 이등박문을 처형한 안중근 등 반일애국지사들의 의거도 ‘테러’라고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번 사건을 독립지사들의 의거에 비유한 건 애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더럽히는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위한 적법한 조치를 두고 ‘반공화국 모략 소동’ 등으로 날조하는 건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리퍼트 대사가 공격당한 지난 5일 잇달아 논평을 내고 김씨의 공격을 정의로운 행동이라 주장한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