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이 지난달 27일 피살된 야권지도자 보리스 넴초프의 살해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살해자들의 구체적인 신원이나 범행 과정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아 이번 사건을 두고 ‘정부 개입설’이 야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넴초프 살해용의자로 안조르 구바셰프와 자우르 다다예프 등 2명을 체포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FSB 국장은 국영TV 로씨야24를 통해 발표된 간단한 성명에서 “러시아 남부 북캅카스 출신의 용의자 두 명을 붙잡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고만 밝혔다.
국영통신사 RIA는 북캅카스 지방 체첸 자치공화국과 접경하고 있는 잉구셰티아 자치공화국 안보위원회 고위 관리 알베르트 바라코예프의 말을 인용해 “다다예프는 체첸 공화국 내무부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체첸공화국은 러시아군과 분리독립을 주장해온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맞서고 있는 지역이다. 바라코예프는 이들 외에 다른 용의자 2명도 함께 체포된 상태라고 밝혔다.
러시아 야권은 정부의 개입 없이 넴초프 살해는 불가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당국이 용의자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공화-국민자유당(RPR-PARNAS)의 일리야 야신 공동의장은 “용의자들이 실제 살인자인지 아니면 수사가 잘못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이들이 살인자든 아니든 희생양들을 체포하는 것으로 사건이 끝난다면 의심할 것도 없이 정치적 살인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러시아, 넴초프 살해용의자 체첸계 2명 체포…당국 자세한 설명 없어 의혹 여전
입력 2015-03-08 17:09 수정 2015-03-08 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