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해결사 본능 발동… 포항, 수원 꺾고 시즌 첫 승

입력 2015-03-08 21:40

상대의 견고한 수비벽을 와르르 무너뜨린 대포알 슈팅. 손준호(23)는 포항 스틸러스의 ‘차세대 해결사’였다. 포항은 손준호의 한 방을 앞세워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준우승팀 수원 삼성을 잡고 올 시즌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손준호는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첫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1대 0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은 수원전 3연패 사슬을 끊고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출발했다.

손준호는 포항 황금세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선수다. 지난해 포항에 입단한 그는 25경기에 출장해 1골 1도움으로 포항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켰다. 올해 10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겠다고 장담한 손준호는 개막전부터 맹활약을 예고했다.

경기는 ‘안정’과 ‘변화’의 대결이었다. 수원은 지난 시즌 득점왕 산토스와 정대세로 이뤄진 공격진에다가 전북에서 9골을 터뜨렸던 카이오를 영입했다. 스위스 1부 리그 FC시온에서 뛰었던 골잡이 레오까지 임대로 데려왔다. 타 구단에 비해 변화 폭이 작은 수원은 조직력을 앞세워 포항을 몰아붙였다. 이번 시즌 ‘쇄국 축구’를 버리고 쇄신은 단행한 포항은 외국인 공격수 모리츠와 라자르를 선발 출전시켜 맞불을 놓았다.

전반 종료 직전 변수가 발생했다. 수원 수비수 오범석이 포항의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선수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등 거친 몸싸움을 벌이다가 잇따라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것. 서정원 수원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수 산토스를 빼고 수비수 신세계를 투입했다. 오범석 퇴장으로 전술적인 변화가 불가피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후반 9분 이광혁과 라자르를 불러들이고 고무열과 김승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포항 공격진에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으며 드디어 후반 27분 골이 터졌다. 손준호는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공은 골대 오른쪽 상단에 꽂혔다.

후반 36분 포항은 악재를 만났다. 수비수 김원일이 역습에 나선 수원의 레오에게 거친 파울을 해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포항은 수비에 치중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광양전용구장에선 홈팀 전남 드래곤즈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1대 1로 비겼다. 제주의 정다훤이 후반 6분 선제골을 터뜨리자 후반 34분 전남 스테보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날 열린 K리그 개막전에서 1강으로 꼽히는 전북 현대가 성남FC를 2대 0으로 제압했다. 전북의 외국인 선수 에두는 전반 38분 이재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결승골을 넣은데 이어 후반 38분 추가골을 뽑아내며 팀의 완승을 주도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