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갈매기살이야!”
자신이 운영하는 화실의 20대 여성 문하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유명 웹툰작가 정모씨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1심에서 실형을 받고 구속됐던 정씨는 약초를 소재로 한 웹툰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정씨는 2013년 10월 만화가 지망생 A씨 등과 함께 저녁을 먹던 중, A씨가 일행 중 한명에게 “갈매기살이 어디야”라고 묻자 손가락으로 A씨의 가슴을 찌르며 “여기가 갈매기살이야”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A씨에게 “너는 궁뎅이가 엄청 크다” “나는 새디스트다. 그래서 가학적인 것이 좋다. 때리면서 희열을 느끼고 때리고 나면 기분이 개운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는 한번 말한 것은 반드시 실천하고야 마는 사람이었다. 지난해 2월 A씨에게 “왜 쓸모 없는 그림을 그리고 있냐”며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린 것. 50㎝나 하는 플라스틱 자로 엉덩이와 골반을 수시로 때렸다.
A씨가 거부하는데도 “어깨를 주물러 주겠다”며 목과 어깨를 만지작 거린 것은 약과였다. 등을 긁어주겠다며 속옷 끈을 만지거나 허리를 손가락으로 찔렀다. A씨가 동료 문하생과 급여 이야기를 하자, “한 것도 없는 주제에 10만원을 받아야 겠냐”며 플라스틱 자로 엉덩이와 골반을 때렸다.
참다 못한 A씨는 피해 사실을 인터넷에 올리고 정씨를 고소했다.
서울고법 형사9(이민걸 부장판사)는 강제추행과 폭행혐의로 기소된 정모씨에게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네티즌들은 “국무총리 수상자라 역시 다르다. 집행유예라니” “만화가를 꿈꾸며 적은 돈에도 묵묵히 일하는 어린 문하생들을 능욕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나는 새디스트. 때리면서 희열” 성추행 만화가 풀려나… ‘국무총리 빽?’
입력 2015-03-08 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