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측 "리퍼트 미 대사 상처부위 '운이 좋았다'"

입력 2015-03-07 17:00 수정 2015-03-07 17:02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피습 당시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팔뚝 운동신경의 손상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퍼트 미 대사의 수술을 집도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7일 오후 브리핑에서 리퍼트 대사의 수술, 입원 과정, 회복 경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운이 좋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수술 당시 상처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안 쪽으로 더 깊어 신경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수술을 집도한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는 “전신 마취 후 얼굴 부위의 성형외과 수술과 왼쪽 팔뚝 부위 정형외과 수술을 동시에 진행 했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왼손 전완근(팔뚝)에 입은 3㎝짜리 상처를 10㎝까지 절개해 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했다”며 “운 좋게도 미세하게 움직이는 동작을 담당하는 ‘운동신경’에는 전혀 손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칼이 들어간 방향이 신경이나 힘줄의 방향과 같고 손목뼈를 피한 덕분에 아주 깊은 손상이었는데도 장애를 남기지 않았다”며 “일단 깁스를 한 뒤 경과에 따라 재활치료를 할 계획이며 6개월∼1년 정도면 손가락 감각저하도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얼굴 상처 역시 경동맥을 피해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은 “얼굴 부위의 상처는 입 바깥쪽으로 나서 식사를 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며 “흉터도 크게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대부분의 자상 환자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한다”며 “예단하기 어렵지만 얼굴로 두 번째 공격이 오는 것을 막으려고 왼쪽 팔을 들어 오른쪽 뺨을 가리다가 관통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아울러 “리퍼트 대사가 정신력이 강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는 특별히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병원을 옮길 때에도 준비한 들것을 거부하며 직접 걸어가겠다고 했을 정도로 의연한 성격”이라고 전했다.

수술 이후 서양식으로 식사해 온 리퍼트 대사는 의료진에게 이날 점심으로 한식을 요청해 병원 측은 갈비탕을 제공했다. 의료진과 대사관 관계자는 “대사가 특히 김치를 맛있게 잘 드셨다”고 전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