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거물급 사정 대상이라는 소문이 나온 쩡칭훙(曾慶紅) 전 중국 국가부주석이 측근을 통해 낙마설을 반박했다고 프랑스 공영 라디오 방송 RFI 중문판이 6일 보도했다.
쩡 전 부주석의 비서를 지낸 스즈훙(施芝鴻)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은 이날 정협 사회과학 33소조 토론회에서 “최근 외신과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경친왕(慶親王)이 누구일까’에 대한 추측은 근거가 없고 가소롭다고 주장했다”고 RFI는 전했다.
경친왕은 능력없이 고위직을 세습하며 부정·부패에 앞장선 청(淸)나라의 마지막 ‘철모자왕’(鐵帽子王·세습 특권 귀족)인 혁광을 일컫는다.
철모자왕은 뤼신화(呂新華) 정협 대변인이 지난 2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철모자왕을 조사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거물급 부패 관리를 지칭하는 유행어로 떠올랐고, 쩡 전 부주석이 그 대상일 것이란 추측이 외국 매체를 중심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쩡칭훙 전 부주석 이름의 가운데 글자가 경친왕의 첫 자인 ‘경’이란 점과 그의 아들 쩡웨이(曾偉)가 2008년 호주 시드니에 2500만 달러(275억원)짜리 호화 주택을 구입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 위원은 외국 매체들의 중국 반(反)부패 투쟁 보도를 환영하며 통렬한 논평도 이해한다고 전제하고 억측과 거짓 폭로를 자제해야 한다고 불평을 표시했다.
그는 소조 토론 후 중국 정치와 부패 척결 등에 대한 소문이 결국 사실을 예고하지 않았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당·정이 논의 중인 사안들이 공식 발표 전에 누설되는 경우들이 있다”면서 “당신 회사의 추측 기사는 정확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태자당(太子堂·혁명 원로 자제 그룹)의 대부인 쩡 전 부주석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나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과 달리 시 주석 정권 들어 자신에 대한 조사설을 부인하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중 쩡칭훙 전 부주석 "나 낙마한게 아니다"... 측근 통해 반박
입력 2015-03-07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