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병문안을 온 각계 인사들을 만났다. 농담을 건넬 정도로 안정을 찾았다. 회진 온 의료진에게 한국말로 “신경을 써준 의료진과 한국인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메리 타노브카 주한 미국부대사 대행에게 한미동맹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6일 오전 9시 정갑영 연세대 총장을 시작으로 각계 인사들이 리퍼트 대사를 찾았다고 밝혔다. 수술 당일인 5일에는 안정을 취하기 위해 가족 외의 외부인사 병문안을 사양했다.
정 총장은 정남식 연세의료원장,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과 함께 리퍼트 대사가 입원 중인 본관 2001호에 15분 정도 머물렀다. 리퍼트 대사는 병상을 45도가량 세운 채로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정 총장의 명함을 본 뒤 한국어로 “정 총장님”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팔 부위의 통증이 괜찮으냐는 질문에 “참을만하다(manageable)”고 답했다. 정 총장이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력을 듣자 “코넬의 추운 겨울을 보냈으니 ‘훌륭한 분’”이라며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다.
정남식 원장이 ‘대사님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시민단체 회원들 사진을 보여주자 활짝 웃으며 “땡큐, 땡큐”를 연발했다.
리퍼트 대사는 자신에게 칼을 휘두른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55)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피습당한 5일 수술을 받은 뒤 타노브카 부대사 대행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번 일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은 강력하다. 이런 무차별 공격에 결코 약화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들에게 이번 일을 잘 극복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 빨리 돌아가 일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은 6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병실을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등 상태가 괜찮다”며 “오전 회진 때 한국말로 ‘신경을 써준 의료진과 한국인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리퍼트 대사는 새벽 3시쯤 잠들어 4시간밖에 자지 못했는데도 주치의들에게 “달콤하게 잘 잤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원장은 “얼굴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큰 지장 없이 서양식 샐러드와 토스트로 아침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 리퍼트 대사 얼굴의 실밥을 제거하고 회복 정도를 지켜본 뒤 퇴원을 결정할 방침이다. 관통상을 입은 왼팔 실밥은 퇴원한 뒤 열흘 후쯤 제거할 예정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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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6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