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주자 홍준표·박원순…홍 “증세없는 복지된다” 박 “왜 자꾸 서울시에 손벌리나”

입력 2015-03-06 21:04
사진= 홍준표 경남지사(오른쪽)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재경경상남도 도민회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 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연합뉴스

차기 대권주자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6일 한자리에 모였다.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재경 경남도민회 정기총회 자리에서다.

홍 지사와 박 시장은 각각 경남과 서울시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채무 감축 규모를 경쟁적으로 내세웠다. 경남도민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홍 지사는 “지난 2년 3개월 동안 1조4000억원이 넘던 경남 채무 가운데 6000억원을 갚았다”며 “2017년까지 채무를 3000억원대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이어 “그렇다고 도의 복지예산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복지예산은 2조4000원대로 사상 최대로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박근혜정부에서 말하는 ‘증세없는 복지’를 경남에서 2년 반 동안 해보니 이게 되더라”라며 “예산 누수 틀어막고, 공기업 구조조정을 해보지도 않고 증세부터 하자고 하는 것은 국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쟁이 됐던 복지 축소냐 증세냐에 대한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바통을 이어받은 박 시장도 가세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 채무가 20조원이었는데 지난해 연말 기준 7조2800억원을 갚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고향이 참 중요하지만 여러분 표는 어디서 찍습니까? 서울에서 찍으시죠? 제가 서울은 ‘단디’ 관리할테니 걱정 놓으시라”고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홍 지사가 경남 출신 대학생들의 기숙사 건립과 관련해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한 데 대해선 “홍 지사님 말씀 들어보니 빚도 많이 갚고 돈도 벌었다고 하는데 뭘 자꾸 서울시에 손을 벌리려고 하세요”라고 답해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가장 늦게 도착한 문 대표는 홍 지사와 박 시장이 앉아 있는 헤드테이블로 다가와 “저도 경남 도민이니 잘 좀 봐달라”고 인사를 건넸다. 홍 지사에게는 “봉하마을을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도 했다. 세 사람이 마주 앉은 모습을 본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다음 대선에선 경남이 헤게모니를 쥘 것 같다. 누가 되든 경남의 경사다”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대표는 경남 함양 출신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