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종 "리퍼트 대사에 미안…한미관계 악화 안되길"

입력 2015-03-06 18:58
“리퍼트 대사에게 미안하다. 한미관계가 악화되지 않길 바란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김기종(55)씨가 6일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김씨 변호인 황상현씨가 전했다. 김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우발적 범행’이었고, 살해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예전에 분신을 해서 수전증이 있고 손가락도 틀어져 있어 그런 몸으로 살해할 능력은 안 되고, 치밀하게 준비한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왜 그러느냐’ 따지려고 했는데 그날 분위기가 무슨 표현을 할 수 없겠다고 순간적으로 판단해 위해를 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 변호사는 김씨가 과도를 들고 간 이유에 대해서는 “칼은 2년 동안 집에서 써온 것이지 특별히 준비한 것은 아니다. 내 뜻대로 안 되면 자해할 생각도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과도 이외에 커터칼도 소지하고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평소 전단지를 나눠주니까 테이프를 자를 용도로 들고 다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변호사는 “필요에 따라서는 (김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씨는 법정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해명하는 과정에 감정이 다소 격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관련성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날 심문은 오후 4시30분부터 한 시간 가량 이어졌다. 김씨는 심문을 끝낸 뒤 휠체어를 타고 눈을 감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나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