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스런 청와대-순방징크스 이어지나

입력 2015-03-05 20:51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중동 4개국 순방 도중에도 어김없이 국내에서 대형 사건이 터졌다. 박 대통령이 중동 세 번째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하자마자 주한 미국대사를 목표로 한 테러라는 대형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5일 새벽(현지시간) 사건 발생 직후 이를 보고받고 철저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바로 몇 시간 뒤부터 이어진 한·UAE 정상회담과 비즈니스포럼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빠짐없이 수행했다. 청와대는 일단 모든 대응책은 계속 협의하고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적지 않게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이번 중동 순방을 통해 적지 않은 경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도 계속 국내 돌출 악재 때문에 빛이 바래는 징크스가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순방 징크스는 2013년 5월 박 대통령의 첫 해외방문인 미국 방문 때 시작됐다. 박 대통령을 수행한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여성 인턴직원을 성추행한 뒤 전격 경질되면서 순방 성과는 가려졌다.

다음 달인 6월 박 대통령의 중국 순방 직전에는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남북정상회의록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고, 9월 러시아·베트남 방문 때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논란 등이 불거졌다. 지난해 6월 중앙아시아 순방 때는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친일 논란으로 정국이 달아올랐다. 박 대통령의 이탈리아 방문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에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개헌 발언’으로 정국이 시끄러워졌다.

아부다비=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