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이슬람국가) 대원들이 자신을 ‘순교자’로 여기고, 폭탄 고교생이 자신을 ‘열사’라 여기듯이, 식칼 테러 김기종씨도 아마 자신을 ‘의사’라 여길 것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테러한 김기종 우리마당 통일문화연구소 대표의 범행 배경을 분석하는 글을 5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진 교수는 김씨의 행보와 관련해 “통일운동 하다가 반일운동 하다가, 최근에 다시 반미운동으로…”라고 지적하면서 “분신 이전에 이미 조울증, 분신 이후에는 후유증으로 정신적 문제 발생, 과격한 언행으로 시민운동 내에서도 왕따. 거기서 비롯된 심리적 고립감에서 극단적 행위로…”라고 김씨가 리퍼트 미 대사를 테러한 배경을 추측했다.
진 교수는 김씨에 대해 개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정체성의 문제다. ‘개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자신을 국가와 민족, 혹은 종교와 같은 대의와 전적으로 동일시함으로써 정체성을 확보하려 한다. 표방하는 대의의 숭고함이 그것을 위해 저지르는 범죄를 정당화해 준다고 믿게 된다”고 했다.
이어 “IS에게는 ‘종교’, 일베 폭탄테러 고교생에게는 ‘국가’, 과도 테러 김기종 씨에게는 ‘민족’…. 이 세 가지 형태의 단주의의 바탕에는 실은 동일한 문제가 깔려 있다고 본다. 그것이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상이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을 뿐”이라며 “IS 대원들이 자신을 ‘순교자’로 여기고, 폭탄 고교생이 자신을 ‘열사’라 여기듯이, 식칼 테러 김기종씨도 아마 자신을 ‘의사’라 여길 것”이라고 추측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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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사 테러]진중권 "식칼 테러 김씨 자신을 '의사'라고 여길 것"
입력 2015-03-05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