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4장 21~24절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다대오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야고보의 아들 유다라고 불렸고, 킹제임스버전(KJV) 성경에서는 렙배오라고 지칭했습니다. 그는 ‘찬양’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졌습니다.
그 다대오가 성경에서 딱 한 번 예수님께 질문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것도 가장 숙연했던 순간, 예수님과 함께하는 최후의 만찬 때였습니다. 요한복음 14장입니다. “주여 어찌하여 자기를 우리에게는 나타내시고, 세상에는 아니 하려 하시나이까.”
다대오 요구의 핵심은 예수님이 좀 더 유명해지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숨어 있지 마시고 널리 활동하시고, 얼굴도 내미시고, 인맥도 넓히시라는 요구였습니다. 다대오는 그의 스승인 예수님께서 세상에서 더욱 유명해지기를 바라고 있던 것입니다. 이 짧은 다대오의 질문은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유명(有名)이 무엇입니까. 인기, 파워, 존재감, 권위, 인정받는 만족감, 싸구려 명예욕, 과시욕은 아닌가요. 허무한 허영심은 아닐까요. 어떻게 해야 유명해지는 것입니까. 물론 선한 영향력을 위해서라면 유명해지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이 땅을 밝히는 사명 때문이라면 장공 김재준 목사님, 한경직 목사님 같은 성직자라든가,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과 같은 선한 영향력을 가진 분이 많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선교에 도움이 되고 사람들의 영혼에 주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유명해져야 합니다. 거룩한 영향력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다대오의 질문에 얼핏 동문서답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은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 하리라”라고 대답하신 것입니다. 분명 우문현답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이름이라는 것은 언젠가는 다 지워지는 것이고 물거품과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진정한 명성이란 예수님을 따르는 나의 삶이 타인의 가슴을 흔드는 감동, 영혼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실함, 사랑을 나누는 거룩한 희생이 있을 때 진실로 사람의 가슴 깊이 기억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다대오는 예수님의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는 자가 됐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다대오는 시리아 아라비아 페르시아로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아르메니아는 301년 기독교 국가가 될 만큼 복음이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고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 시리아에서 순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다른 제자들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명성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 뜻대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용기 있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그의 찬양과 용기 있는 행동은 예수님과 함께 했던 마지막 만찬에서 새겨졌을 듯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말씀하십니다. “유명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중요한 것은 지금 말씀을 지키며 사는지, 그리고 지금 사랑하며 사는지, 그것을 확인해 보아라….”
이준원 목사(서울 초원교회)
[오늘의 설교] 예수님, 유명해지셔야 합니다!
입력 2015-03-05 17:11 수정 2015-03-06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