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테러] "수술받은 리퍼트, 대단히 침착" CNN

입력 2015-03-05 17:01

미국의 주요 언론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신속히 보도했다. 리퍼트 대사가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데다 북미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 발생한 테러여서 사건 발생 배경과 추이에 비상을 관심을 보였다.

CNN은 사건 발생 직후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리퍼트 대사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으며 ABC 방송과 NBC 방송 등 미국 내 주요 공중파 방송들도 긴급 뉴스를 내보냈다.

CNN은 리퍼트 대사가 5일 오전 강연 도중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반대하는 한 한국인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얼굴과 팔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리퍼트 대사는 얼굴에만 80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당초 범행에 쓰인 흉기를 면도칼이라고 보도했으나 이후 손잡이가 나무로 된 10인치 길이의 칼로 정교한 흉기는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강북삼성병원으로 후송됐다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리퍼트 대사는 목과 얼굴에 붕대를 감은 채 걸어들어가면서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며 주변을 안심시켰다. 존 린턴 박사는 “리퍼트 대사는 매우 침착한 사람이었다. 주변 사람들을 물리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놓고 주치의와 단 둘이 상의하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CNN에 귀띔했다.

CNN은 특히 이번 사건은 “단지 리퍼트 대사에 대한 물리적 공격만이 아니라 한미 동맹에 대한 공격으로 용서할 수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을 소개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도 전달했다.

뉴욕타임즈는 평소 리퍼트 대사가 대사관저에서 대사관까지 주로 걸어서 출퇴근을 하면서 길에서 만나는 한국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스스럼없는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미 대사관은 리퍼트 대사가 참석한 이번 행사를 앞두고 별도의 경호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리퍼트 대사가 지난해 여름 부임 이후 한국인과 친밀하게 지내기 위해 자신의 이름 뿐 아니라 애완견의 이름(그릭스비)을 딴 트위터 계정까지 개설해 외교관으로서는 보기 드문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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