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테러] 김기종 범행 동기는 “한미 연합훈련 반대”

입력 2015-03-05 21:47

김기종씨가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공격한 1차 범행 동기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키 리졸브 연습 등 ‘한·미 연합훈련’ 반대로 추정된다.

일단 김씨 스스로 범행 현장에서 붙잡히면서 “오늘 테러했다.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들것으로 옮겨지면서도 “전쟁 훈련 때문에 남북 이산가족들이 만나지 못했다”며 “전쟁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예전에도 팀스피리트 훈련이 중단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범행 직전인 지난 3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도 “또다시 한반도의 분위기가 동토처럼 얼어붙는 중이다. 3월 2일부터 시작되는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 때문”이라고 썼다.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은 한미연합사와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2일부터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이다. 키 리졸브 연습은 13일까지 진행되며 독수리훈련은 다음 달 24일까지 일정이 잡혀 있다. 키 리졸브 연습의 ‘1부 방어연습’ 일정이 하루 앞당겨져 이날 오전 종료되자 일각에서는 미국대사 피습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국방부는 “훈련 목표가 일찍 달성됐기 때문”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당시 일본 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 2개를 던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적도 있다. 북한은 김씨의 일본 대사 공격을 옹호하는 방송을 하기도 했다.

조선중앙방송은 김씨의 일본 대사 공격 직후인 2010년 7월 13일 “일본 대사가 남조선과 일본 사이의 새로운 시대니, 공동 번영이니 뭐니 하고 망발하는 데 격분한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은 그에게 콘크리트 덩어리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대외용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도 2010년 8월 1일 남한 시민단체와 언론이 김씨의 행동을 윤봉길 열사의 폭탄투척 사건에 비유하며 “속이 후련해 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김씨가 이 사건으로 징역형을 구형받자 대남 선전용 웹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정부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김기종을 구속하고 탄압을 가해오던 끝에 폭거를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