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가장 안전한 한국에서 왜 이같은 사건이… 충격

입력 2015-03-05 15:17
미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치안이 좋고 미국 외교관의 안전이 가장 잘 보장된 국가로 평가됐던 한국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사건발생 직후 주한 미국대사관 등 현지 공관을 통해 사건경위와 리퍼트 대사의 상태를 파악한 뒤 1시간 여 만에 논평을 내놨다. 국무부는 “우리는 리퍼트 대사가 한국시각으로 5일 오전, 강연을 하던 도중 피격을 당한 사실을 확인한다”며 “우리는 이 같은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현재 리퍼트 대사는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며 “주한 미국대사관은 현지 치안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악관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국무부가 발표한 리퍼트 대사 관련 성명을 다시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CNN 방송에 출연 중이던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속보를 접하고 “현재 리퍼트 대사의 상태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사관 직원들은 국무부와 긴급 채널을 유지하며 현 상황을 평가하고 우리 정부의 대응과 입장을 미국 측에 설명하느라 새벽까지 분주했다. 방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은 경악할 일”이라며 “우리나라가 비교적 테러에 안전한 나라였는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리퍼트 대사가 (취임 이후) 국회의장실로 예방을 왔었기 때문에 만난 적 있다”며 “아주 젊고 활달하고 기대가 컸는데 마음의 상처, 특히 가족들이 받을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클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한 워싱턴 소식통은 “리퍼트 대사의 생명에는 위험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미국인들은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테러 행위’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관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당국자들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나 사회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해가 없을 것”이라며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우려했다.

반 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리퍼트 대사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아울러 리퍼트 대사의 조속한 회복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관계 당국이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외교관과 외교시설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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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