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만난 두 아들"… DNA 대조로 찾아

입력 2015-03-04 20:53

16년 전 헤어졌던 가족이 경찰의 도움으로 다시 만났다.

인천에 사는 방모(51·여)씨는 4일 오후 강원도 춘천경찰서 소회의실에서 16년 전 잃어버린 아들 이모(21)씨와 상봉했다.

어머니 방씨에 따르면 1999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두 아들(당시 5·1)을 아는 사람의 집에 맡긴 것이 이별로 이어졌다. 아이들을 맡아 키워주던 이로부터 두 아들을 다른 곳으로 보냈다는 얘기만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이 계속되면서 한동안 아이들을 찾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2013년 5월 처음으로 경찰서에 두 아들에 대한 실종 신고를 했다.

지난해 12월 두 번째 실종 신고를 하면서는 유전자(DNA) 자료도 함께 등록했다.

그리고 지난 3일 춘천경찰서로부터 실종 아동 유전자 채취 및 대조 제도를 통해 아들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은 2004년 지역 아동보호기관 아동들을 대상으로 채취한 유전자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춘천의 한 보육원에 사는 큰아들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어 2차 유전자 채취를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방씨와 유전자가 99.99% 일치한다는 결과를 회신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작은 아들(17)도 찾을 수 있었다.

조사결과 1999년 당시 5살이었던 큰아들은 인천에서 춘천행 버스에 실려 보내졌고,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 홀로 우는 것을 발견한 관리소장을 통해 경찰이 데려가 보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지역 모처로 보내졌던 작은아들은 이후로 16년간 지역 보호시설에서 지냈다.

방씨는 작은아들이 같은 지역에서 살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그리움만 쌓아온 것이다. 방씨는 이날 큰아들을 만난 데 이어 5일 작은아들과의 상봉을 기다리고 있다.

방씨는 “텔레비전에서 헤어진 가족을 찾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애들 생각을 많이 했다”며 “이렇게 정말 찾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면서 경찰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