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잔소회의 개최 주도' 나이난 코시 박사 별세

입력 2015-03-04 17:38

남북한 교회가 한자리에 모였던 ‘도잔소 회의’ 개최를 주도한 세계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연합)계 원로 나이난 코시(인도·사진) 박사가 4일 인도 케랄라주 티루바난타푸람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1세.

1934년 출생한 코시 박사는 인도 아그라의 세인트존스대와 웨스트 벵갈에 있는 세람포르대(철학박사) 등을 졸업했다. 이후 대학교수와 외교전문가, 정치사상가 등으로 활동해왔다. 코시 박사는 특히 1980년대부터 20년 가까이 세계교회협의회(WCC) 국제위원장을 지내면서 아시아 및 세계 교회의 평화·화해와 연합·일치 활동을 펼쳤다.

1984년 일본 도잔소에서 남북교회가 한 자리에 모인 ‘동북아 평화·정의에 관한 국제회의’(도잔소회의)는 당시 WCC 국제위원장이었던 코시 박사 등이 주도한 모임이었다. 2005년에는 두 권짜리 ‘아시아 에큐메니컬 운동사’를 펴냈다. 코시 박사의 오랜 지인인 안재웅 전 YMCA 이사장은 “아시아인의 시각에서 에큐메니컬 운동사를 정리한 책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책”이라고 평가했다.

코시 박사는 2013년 제주에서 열린 ‘생명을 위한 평화’ 국제포럼에도 참석하는 등 최근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고 오재식·강문규 박사를 비롯해 박상증, 김용복 박사 등 국내 에큐메니컬 원로들과도 깊은 교제를 나눴다.

안재웅 전 이사장은 “코시 박사는 기독학생운동을 시작으로 에큐메니컬 운동에 뛰어들어 국제문제 전문가로 국제 에큐메니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