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출전했지만 백전백패 경주마 동화책 주인공됐다

입력 2015-03-04 17:36
나가는 경기마다 패해 우승을 한 번도 못했지만 최다 출전기록을 세웠던 경주마가 동화책의 주인공이 됐다.

동화 ‘똥말 이야기’ 속에 나오는 경주마는 ‘차밍걸’이다. 2008년 한국마사회가 주최하는 경마 경기에 처음 이름을 올린 뒤 지난해 9월 은퇴할 때까지 101경기에 참가해 최다 출전기록을 세운 말이다.

차밍걸은 최고 성적이 3위에 불과한 반면에 나가는 경기마다 모두 패배해 한국 경마 역사상 ‘최다 연패기록’을 세워 일명 ‘똥말’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오명 속에도 ‘차밍걸’은 가장 인기가 많은 말이었다. 매번 고배를 마셨지만 한 번도 경주를 중도 포기한 적이 없고 결국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이런 모습에 반한 팬들은 차밍걸을 ‘위대한 꼴지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동화작가 서석영은 차밍걸의 이런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올해 초 동화책을 출간했다.

서씨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던 ‘차밍걸’의 모습에서 어린이들은 ‘정성’과 ‘노력’의 가치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똥말 이야기’는 서씨가 글을 쓰고 허구 씨가 그림을 그렸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책이다.

‘차밍걸’을 경기용 승용마로 변신시킨 마주 류태정(49)씨는 “개인적으로는 승마사업을 시작했을 때 실패를 여러 번 맛봤는데 차밍걸을 보면서 희망을 얻었다”면서 “승용마로 멋지게 변한 차밍걸의 모습을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