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천정배 전 의원이 4일 탈당을 공식화했다.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원의 탈당에 이어 당내 대표적 중진인 천 전 의원까지 당을 떠나면서 당장 4·29 보궐선거 승리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천 전 의원은 오는 9일쯤 광주에서 탈당과 함께 4·29 광주 서을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천 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광주 정신이 정치에서 실종됐다”며 “광주 정신을 살리고 호남의 소외와 낙후를 극복할 길을 열고자 시민후보로 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2년 전의 끔찍한 대선 패배는 (문재인 대표에게) 90% 이상 (표를) 몰아 준 호남만 고립된 패배였다. 야당을 변화시키려면 우리 시민들께서 야당에 ‘옐로카드’를 내보여야 정권교체의 길을 열 수 있다”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모임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모임과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고위 관계자들을 광주로 보내 천 전 의원을 설득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도 최근 천 전 의원과 직접 만나 탈당 만류와 경선 참여를 요청했으나 그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문 대표는 이날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천 전 의원이) 우리 당의 경선에 참여해주길 바랐고 권유도 드렸다”며 “최종적으로 (탈당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면 다시 한 번 권유 드린다”고 말했다.
천 전 의원의 탈당으로 4·29 보궐선거에 대한 새정치연합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현재 새정치연합에서는 김성현 전 민주당 사무처장과 김하중 중앙당 법률위원장, 조영택 전 의원 등 3명이 광주 서을 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며, 국민모임과 정의당도 독자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지난해 윤장현 시장이 당선됐던 것처럼 광주 시민들이 당에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문 대표가 새 지도부의 출범과 동시에 출범을 약속했던 ‘지역분권정당추진단’ 단장에 김부겸 전 의원을 발탁키로 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 때 여당의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서 40.4%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급부상했다. 또 내년 총선의 공천제도 개혁을 주도할 공천혁신추진단장에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네트워크정당추진단장에는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과 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천정배, 새정치연합 조만간 탈당
입력 2015-03-04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