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배출 미세먼지로 한해 1600명 사망

입력 2015-03-04 21:31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석탄발전소)에서 내보내는 초미세먼지로 연간 최대 1600명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원의 대기모델링 방법을 활용해 석탄발전소와 초미세먼지의 관계를 분석한 ‘침묵의 살인자, 초미세먼지’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니엘 제이콥 하버드대 교수팀이 직접 참여한 연구에는 국내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 배출량과 농도, 국가별 질병·사망현황 등도 반영됐다.

석탄은 국내에서 초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 중 59%를 차지한다. 이 중 석탄발전소에서 직접 배출되는 1차 초미세먼지는 3.4%에 그친다. 하지만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황(SO2)등 오염물질이 대기 중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2차 초미세먼지를 포함하면 비중이 훨씬 높아진다.

이 점에 주목한 그린피스 연구 결과 석탄발전소 때문에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로 1600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 사망 원인은 뇌졸중(370명), 허혈성 심장병(330명), 만성폐쇄성 폐질환(150명), 폐암(120명) 등이다. 정부 계획대로 석탄발전소가 2021년까지 24기 늘어나면 조기 사망자는 28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석탄발전소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현재 53기(2만6273MW 규모)의 석탄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11기(9764MW 규모)를 추가로 건설 중이고 2021년까지 13기(1만2180MW 규모)를 더 만들려 한다. 미국이 2002년 633곳이던 석탄발전소를 10년 만에 557곳으로 줄인 것과 대조적이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세계가 석탄 사용을 줄이는 상황에서 한국은 역행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고 환경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