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어디에서 나타났나, 황금박쥐”… 치악산에 19년 만에 나타났다

입력 2015-03-04 16:22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관에 전시된 황금박쥐 조형물. 황금박쥐는 멸종위기 포유동물 1호이며, 천연기념물 제 452호이다. 구성찬 기자

‘황금박쥐’로도 불리는 붉은박쥐가 치악산국립공원에서 19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붉은박쥐 3마리와 토끼박쥐 6마리 등 동면 중인 박쥐 59마리를 치악산 일대 폐광과 자연동굴에서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붉은박쥐는 환경오염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줄어 멸종위기에 처한 세계적 희귀종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치악산에서는 1996년 발견된 뒤 종적을 감췄었다. 지난해 소백산과 월출산, 내장산 등지에서 발견된 바 있다.

붉은박쥐는 습도가 높은 동굴·폐광에서 겨울잠을 자며 선명한 오렌지색을 띠는 털과 날개막이 특징이다. 동면 기간은 10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다. 5∼6월에 새끼 1마리를 낳는다. 여름에는 산이나 숲 속에서 지낸다.

토끼박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다른 부위에 비해 긴 귀가 특징이어서 긴귀박쥐로도 불린다. 붉은박쥐와 마찬가지로 습도가 높은 동굴이나 폐광에서 동면하고 몸의 털은 암갈색 또는 담갈색이다.

공단 관계자는 “붉은박쥐 등의 동면 장소가 폐광으로 확인된 만큼 국립공원 일대 폐광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박쥐류는 하루에 모기 1000∼3000마리를 잡아먹어 해충 박멸에도 매우 효과적인 포식자”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