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00만원 시대를 연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하면서 증시에서 다시 액면분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투자증권이 2010년 이후 액면분할을 한 시가총액 100억원 이상(공시일 기준) 75개 종목의 추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액면분할을 한 기업들의 주가는 공시 후 오르고 분할 후 소폭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공시 후 거래정지 전까지 수정주가 상승률이 높을수록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컸다. 반대로 수정주가 상승률이 낮으면 액면분할 후 주가는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거래대금 규모가 큰 대형주는 액면분할 공시 전후 주가 차이가 크지 않아 유동성 증가에 따른 주주가치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거래대금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는 액면분할에 따른 주가 상승효과가 매우 컸다.
단기적으로 주가는 액면분할 공시일 이후 분할 직전까지 40% 상승했다. 분할 이후 주가 하락폭도 컸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중·소형주의 경우 액면분할에 따른 유동성 개선 효과가 30%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을 호재로 볼 때 단기적으로 액면분할 공시 후 매수해 액면분할을 위한 거래정지 전에 파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이 때 기대 수익률은 약 20%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주가는 액면분할에 따른 유동성 개선 효과로 올랐다”며 “이는 13%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규모별로 볼 때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대형주는 액면분할 공시 이후 단기 수익을 노리고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이 따를 것으로 지적했다.
액면분할은 기업의 기초여건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하지만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나면 주가 부양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이 우세하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아모레퍼시픽 액면분할한다는데… 투자 전략은?
입력 2015-03-04 0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