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넴초프 여자친구, 우크라이나로 귀국

입력 2015-03-03 23:32
최근 살해된 러시아 야당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의 우크라이나 출신 여자친구 안나 두리츠카야(23)가 모스크바에서 경찰조사를 받은 후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귀국길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외교부 대변인 예브헨 페레비이니스는 2일(현지시간) 밤늦게 트위터에 “안나 두리츠카야가 방금 (항공편을 이용해) 키예프로 떠났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넴초프 피살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두리츠카야는 이날 러시아의 도즈디 TV와 인터뷰에서 “경찰이 진술조서를 받았고 내가 가진 물건을 다 조사했다. 내 전화번호까지 뒤지고 모든 정보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넴초프를 총으로 쏜 괴한이 어디서 나타났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며 “등 뒤에서 벌어진 일이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뒤로 돌아봤을 때 밝은 색상의 차량 한 대를 보긴 했지만 차량 모델이나 번호판은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두리츠카야의 어머니는 CNN에 딸이 2일 오전 2시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사건 발생 당시 두리츠카야가 자신에게 전화했을 때 쇼크 상태에 빠져 ‘보리스가 죽어 내 옆에 누워 있다’는 말 밖에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딸이 러시아의 반정부 성향 지도자와 사귀는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나도 걱정은 됐지만 딸이 원하는 것이었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넴초프와 두리츠카야는 20살 넘게 나이차가 나는 데다 한 쪽은 러시아의 유력 정치인이고 다른 쪽은 치열한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젊은 모델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두리츠카야의 한 여자친구는 러시아 현지방송에 넴초프와 두리츠카야의 감정이 진실했다면서 지난 3년간 사귈 동안 커플로서 떨어져 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