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이 3일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조속히 열어 달라는 요청이 담긴 친서를 전달했다. 대법원장이 국회의장에게 청문회 개최와 관련한 친서를 전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법원이 그만큼 박 후보자의 청문회 지연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양 대법원장은 친서에서 “법원이 대법관의 공백 없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사법부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대법관 임명동의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에는 연간 3만8000건에 달하는 사건들이 접수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대법관 전원의 합의를 요하는 중요사건들도 산적해 있다”며 “단 한 명의 대법관이라도 결원되면 대법원의 헌법적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친서는 박병대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국회를 방문해 정 의장에게 직접 전달했다.
박 후보자는 퇴임한 신영철 전 대법관 후임으로 지난 1월26일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됐지만 청문회는 한 달이 지나도록 열리지 않고 있다. 양 대법원장은 이에 대해 “대법관의 공석이 장기화된다면 신속하고 적정한 재판을 받지 못하는 국민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야당은 박 후보자가 초임 검사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에 가담한 의혹 등을 제기하며 청문회 개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은 전날 이완구 국무총리의 예방 때도 “정부에서 잘 좀 지지를 해 주셔야 할 것 같다”며 청문회의 조속한 개최를 요청한 바 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양승태 대법원장, 정의화 국회의장에 친서 전달 “박상옥 청문회 조속 개최 요청”
입력 2015-03-03 16:49